공부 방법

'공부의 신'에 들어 본 자기주도 학습법

moonje-zip 2013. 5. 1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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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학습트레이너가 딱 맞는 자기주도학습법을 가르쳐드립니다.'

자기주도학습센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홍보 문구다. 대입 학원과 입시컨설팅업체에 이어 자기주도 학습법마저 학원에서 배우는 요즘이지만, 사교육 기관이나 '학교 밖 스펙'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 상위권 대학의 합격문을 연 학생들이 있다.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고려대에 입학한 기유림(19·여)씨와 자기추천전형으로 건국대에 합격한 김시온(19·여)씨. '자기주도 학습의 신'인 이들에게 '한 수' 들어봤다.





◆1. 꿈을 좇아라.


두 학생에게서 발견되는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은 꿈을 향한 무서운 집중력이다. 소비자 심리에 관심이 많았던 기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직접 친구들과 광고 동아리를 만들었다. '광고 문구 조작으로 소비자의 심리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며칠 밤낮을 고민해 친구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지만 첫 결과는 실패였다. 설문지 내용이 문제였다. 기씨는 도움을 줄 교사를 찾아가 함께 문제점을 고쳐 시행한 두 번째 실험에서 상품을 제시하는 방법에 따라 친구들의 반응이 변하는 '프레이밍 효과'를 몸소 확인했다.

고등학교 3년간 읽은 심리학책만 20여 권. 이 밖에도 서울대에서 주최한 청소년을 위한 심리학 교실, 철학 교실 등에 참여했다. 이런 정보는 주로 학교 게시판과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됐다.

기씨는 이런 내용을 담아 6개월 동안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작성하고 수정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는 "500자, 1000자밖에 안 되는 답변 안에 모든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나의 꿈을 통일성 있게 엮어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전했다. 기씨는 바람대로 고려대 심리학과에 합격했다.

올해 건국대 상경대 경상학부에 합격한 새내기 김시온씨도 일찌감치 경제 쪽으로 방향을 잡은 사례다. 그는 고등학교 내내 교내경제경시대회, 교내보고서작성대회, 교내 토론캠프 토론대회와 경제교육협의회에서 주최한 경제정책제안대회, 학생 경제기자 등에 참가했다. 김씨도 학교 게시판에서 주로 정보를 얻었다.

활동 내용은 자소서와 활동보고서 등을 작성할 때를 대비해 사진을 찍고 꼼꼼히 메모로 남겼다.

◆2. 단점은 드러내자.


장점과 특기를 드러내는 것 못잖게 중요한 것이 단점을 인정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다.

수학에 약했던 김씨는 본인이 '느린 아이'란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나는 무엇을 빨리하는 것을 잘 못해 수학문제 계산도 오래 걸리고, 책 한 권을 정독할 때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고1 때까지는 이런 특성이 큰 단점이라고 생각했지만, 느림에는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빠를 수 없다면 남보다 깊이 있는 결과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교내 보고서작성대회나 독후감 대회 등에서 깊이 있는 접근을 보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

기씨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말하기와 영어가 유독 약했던 그는 토론대회와 영자신문동아리에 참여해 두려움을 극복했다. 특히 영어는 다른 과목에 비해 점수가 낮아 싫은 과목 1순위였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원어민 교사에게 첨삭지도를 받으며 성적도 올릴 수 있었다.

◆3. 사교육? 필요하다면 해야겠지만…


기씨는 중학교 1학년 이후로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사교육 반대론자'는 아니다. 문제는 사교육을 받는 자세다.

기씨는 "필요하다면 사교육을 이용할 수 있겠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것이 참 많다"며 "부모님이나 사교육 업체가 내 인생을 대신해 살아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나친 의존을 경계했다.

부족한 과목은 방과 후 학교를 활용했다. 수학과 영어, 글쓰기, 말하기 등 그때그때 필요한 과목을 적절히 수강했다.

김씨는 약한 수학을 학원에서 보충했고, 방과 후 학교의 도움도 받았다. 정보를 찾고 결정을 내리는 건 김씨 스스로 했다.

그는 "대입은 우리 고교생활의 마무리이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라며 "내 꿈을 찾는 여정을 남의 손에 맡긴다면 내실을 쌓을 수 없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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